마음은 닳는다.
닳지 않았으면 하는데도 닳고야 만다.
필연적인 것처럼.
✻
매번 이맘때 즈음이면 습관처럼, 온 마음과 머리와 근육이 긴장한다. 정말 삼제였던 건가 싶을 정도로, 아주 정확하게 3년 동안 이맘때 고통이 혹은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바짝 긴장하게 된다.
다시 또 찾아온다. 유난이라면 유난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사랑을 많이 품고 주었고 아꼈던 존재인 만큼 쓰고 여전히 인정하기 싫은 악몽 같은 것. 그저 영원을 바랐던 어리석은 사람이고 영원을 바랐단 이유로 마음 한구석을 스스로 뜯어내는 벌을 받은 것 같은. 그뿐이다.

어찌고 보면 굉장한 배려를 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때도 있다.
내가 아팠던 가을에는 본인도 아프면서도 티 한번 없이 곁에서 사랑을 주었고 그다음 해 나의 생일이 지나고 딱 5일을 아파하고 떠나갔다. 떠나기 하루 전까지는 경직된 몸임에도 이름을 부르면 대답해 주곤 했고 어딘가에 숨어버리지도 않았고. 아파지기 전날에는 내 잠을 계속 깨워가며 지나치게 사랑을 주었다. 인사도 해주고 너무 오래 고생도 하지 않고 예쁘게 떠나갔다. 가엽고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와 중학교 때부터 모든 성장기를 같이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언젠가 패인 상처가 자리가 잘 잡혀서 이름을 꺼내도 아프지 않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11월을 또 보내겠지.
✻
로또는 그때 몇번 사고서 또 사지 않고 있다.
✻
10월도 다 지나가고 있다.
12월 전시를 앞둔 나는 점점 숨통이 조여오는 듯하다. 긴장, 부담감, 앞으로의 것들에 대한 고민.
4월 말에 진행했던 첫 전시는 2-3년 동안 내가 보통 잘 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도하고 고민하고 끌어안고 있었던 작품들을 내보낸 전시였다. 전시장에 가지고 있는 작업들을 다 걸었을 때 모두가 부단히 애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애쓴 자리에 방문해 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경험은 내게서 가장 뜻깊은 순간이겠지.
12월 중순에 진행하게 될 전시는 비교적 크다. 2층이란 공간이고 가벽으로 인해 채워야 할 벽이 더 많아졌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는데, 약 5개월 동안 준비를 끝내는 것이 계획이었다. 이는 나로서는 어마어마한 계획이었다. 신작을 5개월 안에 그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첫 개인전 이후 작가로서의 방향성이라던가 가치관을 세워두는 것도 중요했고 나의 스타일을 굳히고 내 맛으로 녹이는 것 또한 중요했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거리가 많은 구간인데 5개월이란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종종 고민하는 동안 번아웃도 오기도 했었는데 이번 구간 동안은 번아웃이 오려 하면 나의 뺨을 때려야 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면서도 멈추면 안 됐다. 계속해서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되뇔 수밖에 없었다. 하나를 그릴 때 숨을 너무 오래 참게 돼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설 때면 몰아쉬어버리는 숨으로 현기증이 났다. 피가 온몸 구석구석을 거센 속도로 휘감고 다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했었던가? 늘 열심히는 하려고 애써오긴 했지만.
이번 전시도 부단히 애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더라도. 5개월 동안 멈추지 않던 고민과 '나'라는 작가의 분위기가 짙게 묻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할 수 있도록.
점점 가득 가득 차고 있어 !

수박이 되어버린 스펀지
다음에는 고운 스펀지를 살거야, 너 말고
✻
친구와 데이트를 했다. 최근에 작업실로 초대해서 건강식 샐러드파스타를 먹고 쉬지도 않고 떠들었는데. 아마도 나이를 무시할 순 없다는 게 우리의 결론 중 하나였던 것 같아.
벼루고 있던 빈티지샵에 갔지만 좀처럼 확 땡기는. 운명적 만남이 없었으므로..
결국 운명적 만남은 이 고글형 선글라스였다고.
오랜만에 들려본 빈티지샵에서 마음에 쏙 들었던 컬러감에 부드러운 소재의 머플러를 구매했다. 전시장에서 블랙톤의 옷을 입고 그 머플러를 둘르고 있을 계획이다.

오랜만에 뚝섬에 갔는데 사람이 많지만 좋았다. 물멍하며 서로 달리 보이는 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짐을 내려두는 느낌처럼 평온했다. 나의 공황을 살펴주는 작은 태도들이 사랑스러웠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까먹었다.
평화로운 하루를 함께해 주어 감사드려요.
✻



나랑 늘 평온하게 살자고 약속해줄래.

벌려둔 게 많아 해내야 할 것이 많은데 좀처럼 해내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좌절감에 스트레스도 받지만 지금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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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영혼이 깊게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 진정한 행복을 느낍니다."
마음은 닳는다.
닳지 않았으면 하는데도 닳고야 만다.
필연적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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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맘때 즈음이면 습관처럼, 온 마음과 머리와 근육이 긴장한다. 정말 삼제였던 건가 싶을 정도로, 아주 정확하게 3년 동안 이맘때 고통이 혹은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바짝 긴장하게 된다.
다시 또 찾아온다. 유난이라면 유난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사랑을 많이 품고 주었고 아꼈던 존재인 만큼 쓰고 여전히 인정하기 싫은 악몽 같은 것. 그저 영원을 바랐던 어리석은 사람이고 영원을 바랐단 이유로 마음 한구석을 스스로 뜯어내는 벌을 받은 것 같은. 그뿐이다.
어찌고 보면 굉장한 배려를 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때도 있다.
내가 아팠던 가을에는 본인도 아프면서도 티 한번 없이 곁에서 사랑을 주었고 그다음 해 나의 생일이 지나고 딱 5일을 아파하고 떠나갔다. 떠나기 하루 전까지는 경직된 몸임에도 이름을 부르면 대답해 주곤 했고 어딘가에 숨어버리지도 않았고. 아파지기 전날에는 내 잠을 계속 깨워가며 지나치게 사랑을 주었다. 인사도 해주고 너무 오래 고생도 하지 않고 예쁘게 떠나갔다. 가엽고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와 중학교 때부터 모든 성장기를 같이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언젠가 패인 상처가 자리가 잘 잡혀서 이름을 꺼내도 아프지 않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11월을 또 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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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는 그때 몇번 사고서 또 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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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도 다 지나가고 있다.
12월 전시를 앞둔 나는 점점 숨통이 조여오는 듯하다. 긴장, 부담감, 앞으로의 것들에 대한 고민.
4월 말에 진행했던 첫 전시는 2-3년 동안 내가 보통 잘 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도하고 고민하고 끌어안고 있었던 작품들을 내보낸 전시였다. 전시장에 가지고 있는 작업들을 다 걸었을 때 모두가 부단히 애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애쓴 자리에 방문해 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경험은 내게서 가장 뜻깊은 순간이겠지.
12월 중순에 진행하게 될 전시는 비교적 크다. 2층이란 공간이고 가벽으로 인해 채워야 할 벽이 더 많아졌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는데, 약 5개월 동안 준비를 끝내는 것이 계획이었다. 이는 나로서는 어마어마한 계획이었다. 신작을 5개월 안에 그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첫 개인전 이후 작가로서의 방향성이라던가 가치관을 세워두는 것도 중요했고 나의 스타일을 굳히고 내 맛으로 녹이는 것 또한 중요했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거리가 많은 구간인데 5개월이란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종종 고민하는 동안 번아웃도 오기도 했었는데 이번 구간 동안은 번아웃이 오려 하면 나의 뺨을 때려야 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면서도 멈추면 안 됐다. 계속해서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되뇔 수밖에 없었다. 하나를 그릴 때 숨을 너무 오래 참게 돼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설 때면 몰아쉬어버리는 숨으로 현기증이 났다. 피가 온몸 구석구석을 거센 속도로 휘감고 다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했었던가? 늘 열심히는 하려고 애써오긴 했지만.
이번 전시도 부단히 애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더라도. 5개월 동안 멈추지 않던 고민과 '나'라는 작가의 분위기가 짙게 묻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할 수 있도록.
수박이 되어버린 스펀지
다음에는 고운 스펀지를 살거야, 너 말고
✻
친구와 데이트를 했다. 최근에 작업실로 초대해서 건강식 샐러드파스타를 먹고 쉬지도 않고 떠들었는데. 아마도 나이를 무시할 순 없다는 게 우리의 결론 중 하나였던 것 같아.
오랜만에 들려본 빈티지샵에서 마음에 쏙 들었던 컬러감에 부드러운 소재의 머플러를 구매했다. 전시장에서 블랙톤의 옷을 입고 그 머플러를 둘르고 있을 계획이다.
오랜만에 뚝섬에 갔는데 사람이 많지만 좋았다. 물멍하며 서로 달리 보이는 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짐을 내려두는 느낌처럼 평온했다. 나의 공황을 살펴주는 작은 태도들이 사랑스러웠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까먹었다.
평화로운 하루를 함께해 주어 감사드려요.
✻
나랑 늘 평온하게 살자고 약속해줄래.

벌려둔 게 많아 해내야 할 것이 많은데 좀처럼 해내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좌절감에 스트레스도 받지만 지금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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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의 영혼이 깊게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 진정한 행복을 느낍니다."